카테고리 네임이 ‘장발 도전기’이지만 사실 지금도 나는 장발인 상태이다. 아니 장발보다 단발이라고 하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.
내가 머리를 길러보기로 결심?한 건
지금이 머리를 원 없이 기를 수 있는 인생에 마지막 시기라고 생각이 들어서였다. 당시 막 30대에 진입한 상태였고 피로에 찌들어 피부 노화가 급격히 일어나는 시기였다. 날이 갈수록 녹아내리는 피부를 보며 지금 아니면 못 기른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했고 또 내가 언제 탈모빔을 맞을지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.
(탈모빔을 맞고 나선 기르고 싶어도 절대 못 기른다.)
작년 6월부터 머리를 길렀으니
어느덧 머리를 기른 지 1년하고도 3개월이 더 지났다.
머리를 기르는 15개월 동안 총 3~4번 정도 커트를 했는데 주로 손상모를 다듬거나 뒷머리를 앞, 옆머리 기장에 맞추기 위한 커트를 했다.
“너는 지금도 충분히 장발인데 뭔 도전기냐”라는 생각이 들 텐데 애초에 나는 목표로 하는 기장이 없었다.
때문에 “아 이만하면 원 없이 길러봤다”, “이제 그만 길러야겠다.”라고 스스로 생각할 때까지가 나에게 도전기인 셈이다.
이 게시판에는 내가 머리를 기르는 과정을 공유하려고 하며 주기적으로 기록을 남기려고 한다. 언제가 마지막 게시물이 될지 모르겠지만 짧게 커트를 하는 날까지 열심히 기록해 보겠다.
안 궁금했을텐데 잡소리가 참~~ 길었다. 이제 변천사를 보자
2019.06
대충 요런 머리로 기르기 시작했다.
처음엔 회사에서 눈치 줄 때까지 길러보자는 생각이였지만 생각보다 회사는 나에게 관심이 없었고 아주 편하게 기를 수 있었다.
2019.08
거지존 입성
앞머리가 눈알을 찌르는 기장에 도달했다.
어떤 이유였는지 모르겠다만 이땐 2~3달만 존-버하면 거지존을 탈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었다...
2019. 09 ~ 10
눈과 코 사이에서 찰랑이는 앞머리와 귓바퀴를 간지렵히는 옆머리에 못 버텨 첫 펌을 했다.열펌으로 아주 씨게 말았는데 덕분에 머리를 다 태워먹었다. 그리고 이날 이후로 헤어오일은 내 필수품이 되었다.
2019. 10 ~ 11
앞머리 컬은 어중간하게 풀리고 앞머리 끝부분은 운명을 다 해 눈물을 머금고 첫 커트를 하였다. 커트 후엔 머리털 대신 차라리 정수리를 조지자는 생각으로 드라이를 빡세게 하고 다녔다. 당시 드라마 ‘타인은 지옥이다’가 방영 중이였는데 극 중 배우와 헤어가 많이 비슷했는지 왕눈이 소리를 참 많이 들었다.
2019.12
모든 앞머리가 슬슬 귀에 걸리기 시작.
앞머리를 쭉 펴면 코 중간까지 가는 기장이였고
옆머리를 쭉 펴면 귀의 반을 덮는 기장이였다.
이때는 헤어오일과 컬크림으로 연명했었는데 개인적으로 내 얼굴형과 가장 잘 어울렸던 기장이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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